'화기애애' 회담 끝내자마자 바이든 "시진핑은 독재자"…'양국 협력 한계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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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불과 몇 시간 만에 시 주석을 '독재자'라고 부르는 '돌발 발언'을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국 정상이 헤어지는 자리에서 "우리의 관계가 계속되기를 바란다"는 말이 오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마무리된 회담 직후 나온 발언에 양국 협력의 한계를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에서 4시간가량 열린 미·중 정상회담 후 가진 단독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에 말했던 것처럼 시 주석을 여전히 독재자로 보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우리와 완전히 다른 정부 형태를 기반으로 하는 공산주의 국가를 통치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그렇다"며 "그는 1980년대 이래로 독재자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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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사이드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우)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에 위치한 피롤리 정원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걸으며 '엄지척'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1.16 [email protected]

◆ 바이든 독재자 발언에 中외교부 "잘못되고 무책임한 정치 농간"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중국 외교부는 즉각 반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이러한 표현은 매우 잘못되고 무책임한 정치적 농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상 중미 관계를 이간질하고 파괴하려는 불순한 동기를 가진 일부 사람들이 있는데,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CNN 등 외신은 마오닝 대변인이 '일부 사람'이 누군지 묻는 후속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면서, 지난 6월 바이든의 독재자 발언 당시 중국이 '분명한 정치적 도발'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던 것과 비교해 수위를 조절한 반응이라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에도 시 주석을 독재자라고 칭해 중국 정부의 강한 반발을 샀다. 당시 중국 외교부는 "공개적인 정치적 도발"이라고 규정하고 "극도로 터무니없고 무책임하다"고 규탄했다.

◆ 블룸버그 "양국 협력의 한계 보여주는 발언" 평가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또다시 되풀이된 바이든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을 전하며 '양국 협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정상 회담 후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대화", "솔직하고 심도 있는 의견 교환" 등 미사여구가 오고 갔지만, 양국은 군사 통신 채널 복원과 펜타닐 근절 협력 합의 외에는 여러 현안에서 실효성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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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미국, 중국 국기 일러스트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시 주석은 대만 문제가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라며 대만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고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일 것을 미국에 요구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며 어느 일방의 현상 변경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 변함이 없다고 재차 확인했다.

또 시 주석은 미국이 반도체를 비롯한 각종 수출 통제, 투자 통제, 일방적인 제재를 풀고 중국 기업에 공정하고 비차별적인 환경을 제공할 것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정상회담 사전 조율 과정에서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을 국가 안보 차원의 문제로 규정하며 중국과 논의할 사안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회담이 끝나기 무섭게 시 주석을 '독재자'라고 칭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좀처럼 좁히기 힘든 양국의 입장 차이를 드러낸 '다소 의도적'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편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은 미국을 능가하거나 대체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도 중국을 억압하거나 저지하지 말아야 한다"며 양국 간 '평화로운 공존'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통신은 양국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상호 존중, 평화 공존, 소통 유지, 갈등 예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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