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EU· 반이민' 헤이르트 빌더르스 네덜란드 총선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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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네덜란드의 반EU, 반이민을 표방하는 극우 정치인 헤이르트 빌더르스가 22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압승한 것으로 출구조사 결과 나타났다.

외신에 따르면 출구조사에서 빌더르스가 이끄는 자유당(PVV)이 150석 중 35석을 얻어 EU 집행위원장을 지낸 프란스 팀머만스의 노동당/녹색당 좌파연합을 10석 차로 따돌렸다. 네덜란드의 출구 조사는 보통 2석 안팎의 오차가 있어 이변이 없는 한 자유당의 승리가 예상된다. 마크 뤼터 현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VVD은 출구조사에서 24석을 얻어 3위에 그쳤다.

이번 선거의 최대 이슈는 이민 문제였으며 결국 이것이 뤼터 총리의 13년 집권에 마침표를 찍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빌더르스는 승리를 확신하는 연설에서 망명과 이민의 쓰나미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반이민 정서에 편승해 주택난의 원인이 이민자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생활비 상승과 의료비 과부담을 걱정하는 유권자의 심리를 파고 들었다. 

빌더르스는 VVD 및 '신사회계약당'과 함께 총 79석을 확보해 우파 연립정부 구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빌더르스는 연정 협상에 대해 "합의에 이를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는 반헌법적 조치는 취하지 않아야 함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새 연립 정부가 내년 상반기 출범할 때까지는 뤼터 총리가 과도 정부를 이끌 예정이다.

헝가리 빅토로 오르반 총리의 팬으로 자처하는 빌더러스는 오반처럼 반 EU와 네덜란드 국경 통제, EU 분담금 축소, 회원국 신규 가입 차단을 주장해왔다. 동시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고 그 무기를 네덜란드 방어에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네덜란드에서 극우 정치인의 부상은 마찬가지로 반EU 및 반이민을 표방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중단을 요구한 슬로바키아의 로버트 피코의 집권 후 두 달 만이다.

지난 해 이탈리아에서는 극우 성향의 조르지아 멜로니가 총선에서 승리해 2차세계대전 후 우익 성향이 가장 짙은 정부를 구성했다.

빌더러스는 특히 이슬람에 대한 과격한 견해로 이슬람교로부터 사형선고 칙명을 받아 오랫동안 경찰의 보호를 받아왔다.

그는 이슬람교 창시자인 예언자 무함마드를 '성도착자', 이슬람교를 파시스트 이데올로기이자 후진 종교라고 폄하하고 네덜란드에서 이슬람 사원과 이슬람 경전 코란을 법으로 금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의 이런 주장은 그와 함께 연립 정부에 참여가 예상되는 다른 정당의 반발을 불러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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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르트 빌더르스가 출구 조사 결과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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