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한국에 선수 뺏길까 조급했나...김정은 이르면 내일 위성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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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이 이르면 내일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내세운 도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 지역 조정국인 일본에 "오는 22일부터 내달 1일 사이 위성을 쏘겠다"고 통보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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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6월 1일 공개한 하루 전 평북 촐산군 동창리 기지에서의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 발사 장면. 3단 추진체의 머리 부분이 뭉툭한 위성탑재 부위가 눈길을 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북한은 통상 사전 통보한 발사계획 일정 가운데 가장 빠른 날짜를 골라 발사체를 쏘아 올려왔다.

이번 발사 통보는 북한이 앞서 5월과 8월 두 차례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나섰다가 실패했던 기술적 결함을 러시아 지원으로 보완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찰위성 발사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고 5월 발사의 경우 평북 동창리 발사기지에서 1.3km 정도 떨어진 곳에 관측소까지 만들어 참관한 것으로 우리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두 번의 시도 모두 궤도에 올리지 못하고 공중 폭발하거나 추락함으로써 그간 잇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과시했던 미사일 프로그램 능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고, 체면을 구기는 상황을 맞았다.

김정은이 잇단 실패에도 불구하고 위성 재발사 일정을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는 건 한국을 의식한 측면도 강하다.

우리 정부는 오는 30일 미 밴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첫 군사정찰위성을 스페이스X의 '팰컨9'으로 쏘아 올릴 예정이다.

한국에 선수를 뺏길 경우 북한이 떠안을 심리적 부담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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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살펴보고 있다. 북한이 김정은 딸을 공개한 건 이 때가 처음이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3.07.31

북한은 지난해 김정은이 첫 등장한 딸 주애를 데리고 화성-17형 ICBM발사를 참관한 11월 18일을 최근 미사일공업절로 제정하는 등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켜 놓은 상태다.

이를 계기로 정찰위성을 쏘아올려 그 의미를 과시하려던 계획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김정은이 주애를 공식석상에 자주 등장시키는 점은 북한 후계문제와 관련해 비상한 관심을 끌어 왔으며, 김영호 통일부 장관도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나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하는 등 우리 정부의 판단도 '가능' 쪽으로 기우는 듯한 분위기다.

김정은도 이런 제반 상황을 고려해 최단 기간 내에 재발사에 나서는 것이라는 게 우리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 9월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우주기지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전 중인 러시아에 포탄 등 무기를 지원하는 대신 위성발사 기술을 제공받는 거래를 성사시켰다.

당시 푸틴도 이를 공공연히 언급했고 이후 러시아의 기술진이 평양과 동창리 기지 등에 들어가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계획을 지원한 것으로 우리 대북정보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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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르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좌)이 지난 9월 13일 오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설 투어를 하고 있다. 2023.09.13 [email protected]

북한의 대러 무기 제공도 본격화해 이미 컨테이너 3000대 분량의 무기와 탄약이 철도 등을 통해 보내진 것으로 한미 정보당국은 첩보 위성 등을 통해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러시아의 기술지원으로 북한의 세 번째 정찰위성발사 도전은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주기지나 로켓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평북 동창리 기지에서 기술지원을 받아 발사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일정한 한계나 문제가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김정은은 올해 계획한 3차례의 위성발사를 모두 실패하고, 한국에게도 정찰위성 보유 부문에서 뒤처지는 참담한 결과를 맞을 수 있다.

엘리트와 주민들 사이에 김정은의 군사 분야 리더십에 대한 부정적 입소문이 나는 등의 부작용도 감수해야 하는 상황도 현실화 할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성패 여부와 관계없이 한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찰위성 발사가 실제로는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의 고도화를 위한 도발적 행보라는 점에서 정부도 긴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실도 20일 조태용 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했고, 합동참모본부도 "북한이 우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강행한다면 우리 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란 경고 입장을 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도 20일(현지시간) 북한의 위성발사 움직임과 관련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및 북러 기술이전에 우려를 표한다"며 "이는 러시아가 찬성했던 여러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위반"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21일 "위성 발사를 놓고 남북이 경쟁하는 듯한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지만 국제사회의 룰을 지켜가는 가운데 평화적 우주이용을 추진 중인 한국과 대북제재를 위한하면서 탄도미사일 도발 차원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강행하는 북한과는 차원이 전혀 다르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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