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료진 세계 최초 '눈 전체' 이식 수술 시행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미국 뉴욕대 랭온헬스 병원 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눈 전체 이식 수술을 시행했다고 9일 발표했다.
인간 눈 전체의 이식은 이식받은 환자가 시력을 회복하지 못하더라도 의학적으로 의미가 큰 쾌거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지금까지는 눈의 전면 투명부인 각막 이식 수술만 할 수 있었다.
눈 전체 이식은 고압 전기선으로 안면 좌측이 손상을 입은 환자의 부분 얼굴 이식 수술을 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수술 6개월이 지난 현재 이식된 눈은 혈관 및 망막이 제 기능을 하고 있다고 의료진이 밝혔다.
수술을 주도한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 박사는 "눈을 이식했다는 사실만으로 큰 진전이다. 눈 이식은 수 세기 동안 생각해왔으나 실현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박사는 "시력 회복이 된다면 그건 정말 놀랄 일이지만 우리의 목표는 이식으로 안구만 살아있게 하는 것이었다"며 이식된 눈의 진행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식한 안구가 살아있다면 시력이 회복되지 않더라도 의학적으로 많은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안구 기증자와 환자의 시신경 사이에 거부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증자의 골수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환자의 시신경에 주입, 손상된 세포를 복원하고 신경을 보호하도록 조치했다.
눈을 이식받은 아론 제임스는 아칸소주에 사는 46세의 퇴역 군인이다. 일을 하다가 고압선에 감전돼 안면 왼쪽 부분, 코, 입, 왼쪽 눈이 손상됐다. 그의 눈 이식 수술은 21시간 동안 진행됐다. 현재 이식된 눈은 시신경을 통한 뇌와의 교신은 하지 않고 있다.
다른 연구팀들은 뇌에 전극을 심어 뇌의 신경계를 시력을 상실한 눈에 연결시켜 시력을 회복하는 방법을 개발 중이다.
로드리게스박사는 "이런 식으로 시력을 회복하거나 시각피질에 이미지를 복원하기 위해 다른 방법을 찾고 있는 과학자들과 협력할 수 있다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는 처음부터 이식 받은 왼쪽 눈의 시력 회복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는 수술 전 의사에게 "내가 볼 수 없어도 다음에 오는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이식으로 새로운 길이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박사는 제임스가 이식받은 눈이 시력을 되찾을 수도 있다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세계 최초의 눈 이식 수술 후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 박사와 아론 제임스가 포즈를 취했다.[사진=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