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자시티서 치열한 시가전..."점령하지는 않는다" 해명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축출 작전에 나선 이스라엘군이 핵심 근거지인 가자 시티 중심부에서 하마스의 터널을 파괴하며 시가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 등 와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8일(현지시간) 가자 시티 도심에서 하마스 무장세력 제거를 위한 소탕 작전에 박차를 가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지상군이 가자시티를 중심으로 하마스가 건설한 지하 터널 네트워크를 파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병 부대가 발견된 터널에 폭발물 등 장비를 동원해 파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지상군이 가자지구로 투입된 이후 지금까지 터널 130여 곳을 발견해, 이를 파괴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작전 수행중인 이스라엘 지상군.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마스도 지하 터널을 이용해 게릴라식 매복 공격을 벌이며 강력하게 저항하면서 양측의 전투는 치열한 시가전 양상을 띠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팔레스타인 현지 언론들은 가자시티에 위치한 알 샤티 난민촌 인근에서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이스라엘군에 맞서 교전을 벌였고, 일부 이스라엘 탱크도 파괴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지상전 수행 과정에서 33명의 병사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이 가지지구를 점령하고 무기한 통치할 것이란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계자는 "가자지구를 재점령하거나 장기간 통제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해명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군사작전이 효과적이며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것은 무한하지도, 영구히 지속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전쟁이 끝나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남아 통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6일 미국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하마스와의 전쟁을 끝낸 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체의 안보를 무기한 책임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사실상 가자지구 무기한 재점령을 시사한 것으로도 해석됐다.
하지만 미국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을 원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이스라엘에도 좋지 않은 생각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결국 이스라엘 정부도 '가자지구 재점령 의사가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며 이를 무마하는 제스처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 전쟁으로 가자 지구를 점령하고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해오다가 2005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의 평화 협정에 따라 철군했다.
2007년부터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사실상 통치하자 이스라엘은 이 지역에 대한 제한적 봉쇄정책에 나섰다. 이집트도 가자지구 남쪽 국경을 통제하면서 이 지역은 사실상 고립 상태가 됐다.
이후 가자지구 주민들은 전기, 물, 연료, 식량 부족 속에 만성적인 빈곤과 보건 위기에 시달려왔고, 360㎢의 면적에 240만명이 밀집해 살고 있는 가자지구는 '창살 없는 거대한 감옥'에 비유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