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셧다운 D-5...하원의장 임시예산안 제안에도 견해차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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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shutdown·일시적 업무 정지)을 방지하기 위한 예산안 협상 시한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제안한 임시 예산안 처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2024회계연도(2023.10~2024.9)가 이미 지난달 1일 시작한 상황에서 공화당 강경파가 반대하는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을 뺀 45일짜리 임시 예산안이 오는 17일(현지시간)에 만료된다. 만료일까지 의회가 후속 예산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연방정부 셧다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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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5일(현지시간) 마이크 존슨 신임 미국 하원의장이 의사봉을 쥐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런 상황에서 존슨 하원의장은 전날인 11일 임시 예산 연장안을 제안했다. 이른바 '2단계' 임시 예산안은 정부 부처별로 예산이 고갈되는 시기를 구분한 것으로, 내년 1월 19일까지 보훈·교통·농업·주택·에너지 및 수자원 개발 등 정부 프로그램 예산 연장과 내년 2월 2일까지 국방·국무·법무부 등 부처 예산의 연장이다.

이번 임시 예산안에도 양당 견해차가 있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지원 예산안은 빠졌다.

존슨 의장이 2024회계연도 전체 예산안이 아닌 임시 예산안 연장을 내놓은 이유는 셧다운이 임박해 상원 통과까지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임시 연장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존슨 의장은 불과 3주 전인 지난달 25일에 새로운 의장으로 선출됐다.

특히 '2단계'로 분리한 예산안은 기존에 12개 부처를 통합해 처리해 온 범정부 회계연도 세출법안을 향후 개별 예산안 처리로 장려하려는 존슨 의장의 의도가 숨어져 있다. 개별 예산안 추진이 정부 지출 삭감을 원하는 공화당 입장에서 더 큰 협상력을 제공해 줄 것이란 기대에서다.

존슨 의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2단계 지속 예산안(CR)은 보수적 승리를 위한 싸움에서 하원 공화당원들을 최선의 위치에 두는 데 필수적이다. 이 법안은 크리스마스 휴회 직전에 막대한 지출 법안을 처리하는 터무니없는 '휴가철 옴니버스 전통'를 깰 것"이라며 의회의 '졸속입법' 관행을 정조준했다.

하원 운영위원회는 13일 청문회를 열어 존슨 의장의 2단계 임시예산안을 다음날인 14일 본회의 표결에 부칠지 여부를 검토한다.

그러나 임시 예산안은 백악관과 민주당이 크게 반발하고 있고 일부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의를 제기하고 있어 현재로선 통과될 가능성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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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시간) 브리핑하는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 [사진=로이터 뉴스핌]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1일 성명에서 "더 많은 공화당 내 혼란과 정부 셧다운을 위한 레시피일 뿐"이라며 "공화당이 초래할 정부 셧다운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 공화당 의원들은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상·하원 양원 민주당 의원들은 만장일치로 존슨 의장의 임시예산안에 반대하는 분위기란 전언이다. 시간이 촉박해 임시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데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만 2단계로 분리 처리하는 방안은 공화당이 협상 우위를 점하려는 '술책'(gimmick)이란 것이다.

하원에서 임시 예산안이 통과한다고 해도 상원은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

공화당 강경파 사이에서도 반대가 심하다. 공화당 초강경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의 멤버이자 법안 본회의 상정 여부를 결정하는 하원 운영위원회 소속의 칩 로이 의원은 엑스에 "100% 반대한다"며 정부 지출 삭감 내용은커녕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민주당) 수준의 예산을 75일이나 연장하느냐"고 꼬집었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등 여러 강경파 의원도 로이 의원에 동조하고 있단 전언이다.

하원 민주당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행사한다고 가정했을 때 존슨 의장의 임시 예산안 통과를 위해선 단 4표의 당내 반란표만 허용된다.

가까스로 하원 문턱을 넘어도 상원에서 좌절될 가능성이 더 크다. 패티 머레이 상원세출위원회 위원장(민주)은 2단계 임시 예산안을 "내가 들어본 것 중에 가장 미치고 바보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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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미국 정부 셧다운 위기는 정치 양극화로 매년 그 위기가 반복해서 나타나는 측면이 있지만 그간 막판에 극적으로 예산안을 처리해 왔단 점에서 실제 셧다운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실제 정부 업무가 마비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지난 1981년 이후 발생한 셧다운은 총 10회. 이 중 주말을 제외하고 영업일 하루 이상 영향을 받은 실질적 셧다운은 총 네 차례다. 

가장 현실적인 법안 통과 방안은 존슨 의장이 제안한 2단계 세출안을 다시 하나로 묶는 것일테지만 아직 그러한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다시 찾아온 셧다운 먹구름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10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로 유지하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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