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STEPI "반도체를 생존기술로 삼아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해야"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반도체 등 핵심산업을 기반으로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7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트럼프의 귀환, 한국이 직면한 과학기술혁신의 위기와 기회'를 주제로 한 과학기술정책 브리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선택이 변화하는 시대의 조류를 읽어낸 '거래의 기술'에 능한 사업가이자 정치인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동안 미국의 만성적인 저축 부족은 제조업 역량, 인프라, 인적 자본 등에 대한 투자 감소로 이어졌고 시급한 교육 개혁과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 감소는 미국 혁신의 핵심 원천을 쇠퇴 시키는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칩스(CHIPS)법 등에 의한 기업 전반의 연방 정부 정책과 연구·개발(R&D) 자금 확대에 대해 중복회피를 통한 효율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동안 미-중 전략 경쟁 심화에 따른 동북아 역내 군사충돌 위기 고조로 인해 미국의 민간 연구소를 중심으로 다양한 관점의 워게임 시나리오 도출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동북아(대만 등)를 포함한 대부분의 외교문제에 있어 고립주의(isolationism)를 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트럼프는 1기 국정운영에서 사실상 사문화된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해 중국과의 전략경쟁을 시작한 장본인이기 때문에 필수품 단계적 수입 중단, 평균 관세 61% 부과, 자동차에는 200% 관세 부과 등을 내세워 한층 강경해진 대(對)중국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과 중국 국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제조업 초강대국(manufacturing superpower) 실현'을 위한 트럼프 행정부 2기 정책은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의 부흥과 더불어 인공지능(AI) 혁신, 우주 상업화에 이르는 전반적 산업 주도권 확보로 확장될 것으로 평가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첨단 반도체 제조 뿐 아니라, 레거시 제조 시설로 온쇼어링의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으며, 한국에 대중 제재 동참에 선명한 입장 표명 요구와 함께 이를 방위비 분담 등의 안보 문제와 연계시켜 다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트럼프가 일본과 대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한국에 유리한 '거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며, 진보 성향의 칩스법 관련 내용(노동조합, 환경)이 수정될 경우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도 분석됐다.
이밖에 닫힌 이민 정책이 미국 혁신 환경의 매력도 감소 요인인 것은 분명한 사실인 만큼 우수인재에 대한 국가차원의 대대적인 인센티브 정책 준비로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반도체 제조 기술'은 결정적인 순간 동맹의 보호 조치를 이끌어내는 '생존기술'로 가능하도록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방위비 부담분담과 미국의 '제조업 슈퍼파워' 전략을 연계해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제조업 비중이 큰 우리나라는 산업정책의 전반을 재검토해봐야 한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