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중국, 국경지대 순찰 방식 합의..."양자 정상회담 발판 마련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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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접경 지역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인도와 중국이 양국 간 국경 군사 순찰에 관해 합의했다.

21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비크람 미스리 인도 외무차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몇 주 동안 인도와 중국의 외교 및 군사 협상가들이 여러 차례 회담을 가졌다"며 "그 결과 인도-중국 국경 지역의 실질통제선(LAC)을 따라 군사 순찰을 실시하는 협정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미스리 차관은 이어 "이번 협정으로 두 나라 군대가 산악 지역에서 철수할 수 있다"며 "2020년에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브라마니암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 역시 이날 인도 NDTV가 주최한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중국과 순찰에 대한 합의에 도달해 2020년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기로 했다"며 분쟁 지역에서 중국과의 물리적 충돌을 피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내용은 적절한 시일 내에 공개될 것이라고 자이샨카르 장관은 부연했다.

익명의 인도군 고위 관계자는 "양국 군대가 충돌을 피하기 위해 약속된 일정에 따라 국경을 순찰하고, 양측이 매월 회의를 열어 위반 사항이 없는지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인도와 중국은 약 3500km에 걸쳐 국경을 맞대고 있다. 슈미르, 시킴, 아루나찰 프라데시 등 국경 지역 곳곳에서 영유권 갈등을 겪다가 1962년 전쟁까지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LAC를 그은 채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양국은 LAC를 사실상 국경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LAC를 공식적으로는 인정하지 않는다. 중국은 인도 북동부 아루나찰프라데시주(중국명 짱난·藏南)의 약 9만㎢ 땅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인도는 카슈미르 악사이친의 3만 8000㎢ 땅을 중국이 불법 점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던 중 2020년 6월 라다크 갈완 계곡에서 양국군이 충돌하며 인도군 20명과 중국군 4명이 숨졌다. 45년 만에 처음으로 LAC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양국 관계는 1962년 국경 전쟁 이후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후 양국은 라다크 지역의 LAC 인근에 5년째 각각 6만 명의 병력을 배치해 오고 있다.

한편 외신은 이번 합의가 오는 23일부터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앞두고 나온 것에 주목했다.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간 양자 회담 성사를 위해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모디 총리와 시진핑 주석의 공식 정상회담은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가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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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중국 우한(武漢)에서 비공식 회담을 가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신화사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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