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내리자 금 뛴다…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금테크’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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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 강세 현상이 꺾이면서 금이 대체투자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리 상승 기대가 낮아지고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면서 금 선물 관련 투자상품도 인기다.

17일 뉴욕상품거래소(NYSE)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금 선물(2월물)은 온스당 1921.70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4월26일 이후 9개월여 만의 최고가다. 16일은 ‘마틴 루서 킹 주니어의 날’로 미국 증시가 휴장했다.

금은 이자를 제공하지 않아 금리 상승 국면에는 매력적이지 않은 자산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정책이 속도 조절 국면에 접어들면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시장은 연준이 금리 인상 폭을 재차 축소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하고 있다”며 “이같은 영향으로 금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경기 사이클도 금 보유 비중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글로벌 경기에 대한 경계 심리가 높아지는 시점에 금 투자 수익률은 대체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경기침체 국면보다는 경기에 대한 경계 심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커진다는 뜻이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도 금 매입량을 늘리는 추세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전세계 중앙은행들은 작년 4분기 총 400톤 가까이 순매수했다. 이는 통계 발표 이래 최대치로, 같은 해 1~3분기 순매수량은 673톤이었다.





이에 국내 증권상품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금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KODEX 골드선물(H)’은 작년 10월17일부터 전날(16일)까지 3개월 동안 395억원이 순유입됐다. 가격은 1만990원에서 1만2635원으로 14.96% 올랐다.

같은 기간 ‘TIGER 골드선물(H)’에도 81억원이 순유입됐고 1만1775원에서 1만3520원으로 14.81% 상승했다.

반면 금 선물 가격을 반대로 추종하는 ‘KODEX 골드선물인버스(H)’는 7865원에서 6850원으로 12.90% 하락했다.

당분간 대체 자산으로서 금의 인기가 꾸준히 높아질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인다.

전규연 연구원은 “미 연준이 앞으로 두 차례 정도 금리를 인상한 이후 금리 상단이 제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금을 보유하는 데 따른 기회비용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온스당 1650~1950달러로 제시해온 금 가격의 장기 목표치를 사상 최고치인 2100달러로 상향조정한다”며 “미 연준의 긴축에 대한 경계심이 점차 완화될 것이며 이는 올해 하반기 금 강세 사이클을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금과 은 중심의 귀금속 섹터 투자 모멘텀이 강화될 전망”이라며 “달러 약세가 예상되는 2023년에는 환율 헤지가 되는 ETF 투자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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