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바이든' 美대통령 최초 파업시위 동참...트럼프도 방문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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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주도하고 있는 파업 시위에 동참했다. 현직 대통령이 노조 파업에 동참하는 건 미국 현대사를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웨인 카운티의 UAW 파업 현장을 찾아 40%에 이르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원들에게 "포기하지 말고 요구하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확성기를 든 채 "내가 처음 상원 의원이 된 1973년부터 UAW 피켓 라인에서 함께 행진한 적이 많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운을 뗀 후 연설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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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 로이터=뉴스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산업 중심지인 디트로이트 인근의 미시간주 벨빌에서 열린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파업 시위에 동참해 연설하고 있다. 2023.09.26 [email protected]

그는 "여러분이 2008년(글로벌 금융 위기 시기) 자동차 산업을 살렸다. 많은 희생을 했고 지금 그 회사들은 엄청나게 잘나가고 있다"면서 "여러분도 원하는 만큼의 급여 인상과 다른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이 같은 바이든의 연설에 뜨겁게 호응했다.

UAW는 포드와 스텔란티스, 제너럴모터스(GM)과의 단체 임금협상이 시한을 넘기자 지난 15일부터는 미시간 미주리주, 오하이오에 위치한 3개 공장에서 동시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원들은 향후 4년간 임금 최소 4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최대 20%의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이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자 UAW는 지난 22일에는 GM과 스텔란티스의 38개 물류센터에 소속된 조합원들도 추가로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미국 완성차업체 3사가 사상 첫 동시 파업에 나선 지 벌써 13일째 접어들며,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수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한 파업이 장기화하면 수만 대의 차량 생산이 지연되며 재고 부족으로 차량 가격이 오를 수 있고, 노조의 요구안대로 40%대 임금 인상이 현실화하면 겨우 잡혀가는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할 수 있다.

그런데도 현직 대통령이 파업을 지지하고 나선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여론조사에서도 밀리는 등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물론 전통적으로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 '친노조'라는 점도 작용했다. 

UAW가 대대적 파업에 나선 것은 임금 인상 등 처우 개선뿐 아니라 바이든 행정부가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전기차 육성 정책에 따른 위기감 때문이다. 이들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일환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 중인 친환경차 도입으로 기존 내연기관차 공장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위협당하고 있다며 고용안정을 요구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탈탄소'라는 흐름에 맞춰 전기차 등 친환경 공약을 바탕으로 당선된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표심 관리를 위해 UAW의 요구도 들어줘야 하는 딜레마에 처해있다.

한편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지지율을 끌어올릴 기회로 노리고 있다. 2024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 성공 시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기차 전환 정책이 자동차 업계 근로자의 일자리를 빼앗고, 차량 가격 인상을 초래한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7일 예정된 공화당 경선 2차 토론회에도 빠지고 디트로이트 인근의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UAW는 2020년 대선 때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는 지지 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자동차 노조의 파업 현장이 2024년 미 대선의 예비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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