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1월 금리인상론'까지…서머스 "최소 한 번 더 올릴 것"
수개월만에 동결전망 뒤집혀
미국 경제 하강 우려와 달리
3분기 GDP 5.9% 성장 예상
개인소비지출도 목표치 상회
9월·12월은 금리동결론 유지
◆ 잭슨홀 후폭풍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에서 '추가 긴축 준비' 발언을 한 이후 올 연말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연준에서 올 3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을 무려 5.9%로 전망하는 등 미국 경제가 생각보다 강력한 가운데 물가 하강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한 후 11월 FOMC에서 인상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전망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이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개막 연설에서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우리는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면서 요동쳤다.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 전망 확률을 실시간으로 나타내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파월 의장 발언 이후 9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전과 같은 80.5%로 유지된 반면에 11월 FOMC 기준금리 동결 확률은 50.3%에서 40.4%로, 기준금리가 25bp(1bp=0.01%포인트) 인상될 확률은 42.4%에서 49.9%로 순서가 뒤바뀌었다. 이틀 후인 27일 현재까지 11월 인상 확률(46.7%)이 동결 확률(44.5%)보다 높게 유지됐다.
페드워치가 11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오를 확률이 동결 확률보다 높다고 본 건 수개월 만에 처음이다. 12월 FOMC는 금리 동결 확률이 줄곧 우세하다.
11월에 기준금리가 인상되는 배경은 무엇보다 파월 의장이 잭슨홀에서 말한 대로 "경제가 추세를 상회하며 강하게 성장하기 때문"이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실시간으로 게시하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나우에 따르면 미국 3분기 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 연율)은 최근 5.8%에서 5.9%로 상향 조정됐다. 올 1분기 2.0%, 2분기 2.4% 성장에 이어 3분기에 2배 이상 뛴다는 말이다. 불과 상반기만 해도 하반기에 미국 경제가 하강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 완전히 거꾸로 가고 있는 셈이다.
연준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역시 지난 7월 전년 동월 대비 4.3%를 기록해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를 2배 이상 웃돌았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25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연준이 최소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향후 몇 달간 한 차례 혹은 그 이상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시점에서 경제 둔화는 크게 일어나지 않고, 일부에서 3분기 성장률이 5%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물가를 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시장에서는 11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상한 건 사실이지만 실현 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회의마다 기준금리 인상과 동결 여부를 결정한다는 연준의 원칙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파월은 정책적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두었다"면서 앞으로 물가, 고용, 소비 등 기준금리를 결정지을 주요 지표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한편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부상함에도 뉴욕 증시는 25일 3대 주요 지수 모두 상승한 채 마감하며 파월 의장 발언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파월 의장의 잭슨홀 발언이 일견 매파적으로 보이지만 대체적으로 기존 방침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 대변인으로 불리는 닉 티미라오스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는 25일 X(옛 트위터)에서 "파월이 잭슨홀에서 인플레이션 목표 2%를 수정할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는데, 이는 이미 잭슨홀 3개월 전 미국 의회에서, 또 의회 발언 3개월 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바 있다"면서 파월 의장의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에 대한 일관성을 설명했다.
* 기사 원문(출처): https://www.mk.co.kr/news/world/10816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