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에 맥 못 추던 엔화…2주 새 상승 반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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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금리인상·일본 초완화 정책, 방향전환 가능성

"올해 말 달러당 132엔" 전망…씨티·노무라 "내년 120엔"

19일 일본 도쿄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을 알리는 전광판 앞에서 청소하는 남성[AP=연합뉴스]

19일 일본 도쿄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을 알리는 전광판 앞에서 청소하는 남성[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미국의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맥을 못 추던 일본 엔화의 가치가 최근 상승세로 반전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들의 정책 전환이 예상되는 만큼 강세가 이어지리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엔화의 가치는 올해 들어 미국 달러에 대해 거의 5% 하락하고 유로와 영국 파운드, 스위스 프랑과 비교해서는 더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 2주 사이에 상황이 급격하게 변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최근 채 2주도 안 된 사이에 엔화는 달러당 145엔 근처에서 거래된 후 19일에는 약 138.6엔에 매매됐다.

팩트셋이 43개 중개업체를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말 달러당 엔화의 중간값은 132엔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씨티그룹과 노무라의 전략가들은 내년에 120엔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WSJ은 시장에서는 지난 16개월 동안 금리를 올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나 수년간 초완화 통화정책을 펴온 일본 중앙은행이 곧 방향을 바꾸고 이는 엔화 가치를 더 올리게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냉각되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달 이후에는 금리 인상을 끝낼 것이라는 믿음이 강화되고 있다.

또한 그동안 다른 통화보다 엔화 가치가 많이 하락한 상황에서,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양국 간 금리 격차를 메우기 위해 제 역할을 하리라는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헤지펀드들이 올해 엔화를 매도하고 영국 파운드, 멕시코 페소, 브라질 헤알 등의 통화를 매수하는 식으로 베팅했으나, 다시 엔화를 매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엔화 가치의 이런 큰 변화는 일부 일본 대기업의 이익에 타격을 주고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일본 주식의 매력을 감소시키게 된다.

그동안 엔화 약세는 도요타와 혼다 등 자동차 회사들의 수출에 기여했고,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주가 상승과 통화 강세 모두에서 이익을 얻을 기회를 줘 일본 증시로 유인하는 효과를 냈다.

많은 이코노미스트와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4월 취임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일부 국채의 수익률 상한선을 높이거나 완전히 없앨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주요 20개국(G20) 중앙은행 총재 회의차 인도를 방문 중인 우에다 총재는 지난 18일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를 수정할 것이라는 관측과 관련해 물가상승률 2%를 실현할 때까지 금융완화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데이터 제공업체 퀵(Quick)이 실시한 월간 설문조사에서도 시장 참가자의 거의 4분의 3이 일본은행이 다음 주 회의에서는 정책 변경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엔화의 움직임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리기도 한다.

스위스 은행그룹 롬바르드 오디에의 전략가인 호민 리는 엔화 약세가 일본 경제의 펀더멘털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WSJ에 말했다. 롬바르드 오디에도 엔화가 향후 12개월 안에 달러당 120엔까지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의 야마다 슈스케 수석 전략가는 "단기적으로 엔화가 135달러까지 더 떨어질 수 있지만 지나쳐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일본과 미국 간 큰 금리 차이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남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기사 원문(출처): https://www.yna.co.kr/view/AKR20230720046400009?input=119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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