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끝?...기대감 속 Fed 당국자들 줄줄이 입 연다
"마침내 긴축 사이클이 끝났다고 확신할 만큼의 충분한 균열이다." 뜨거웠던 미국 고용시장에서도 둔화 시그널이 확인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종료 기대감이 재차 고개를 들었다. 더 이상 추가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낙관론 속에 이번주에는 Fed 당국자들도 줄줄이 입을 연다. 9월 금리 동결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이들이 내놓을 경제 및 인플레이션 평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9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4%이상 반영 중이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80%대였던 9월 동결 전망은 지난주 고용, 인플레이션 지표가 발표된 후 두 자릿수 치솟았다. 11월 동결 가능성도 일주일 전 44%대에서 이날 64%대까지 뛰었다. 앞서 Fed가 공개한 6월 점도표 상으로는 연내 한 차례 더 인상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투자자들은 올해 더 이상의 금리 인상이 없다는 시나리오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연내 한 차례 이상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30%대로 내려갔다.
이는 지난 1일 공개된 8월 고용보고서에서 미국의 실업률이 3.8%로 약 1년 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고, 임금 상승폭은 예상보다 더 둔화한 데 따른 여파다. 뜨거웠던 노동시장도 냉각되고 있다는 시그널이 확인된 셈이다. Fed가 주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7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3.3%) 또한 예상치에 부합했다. 블룸버그의 카메론 크라이즈는 "현시점에서 Fed가 다시 금리를 인상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올해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9월, 11월, 12월 등 세 차례다.
이러한 긴축 종료 기대감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도 가파르게 끌어내렸다. 블룸버그통신은 고용보고서 발표 후 2년물 매수세에 주목하며 "블랙록부터 핌코까지 채권시장 큰 손들이 Fed의 긴축 사이클이 끝났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랙록의 제프 로젠베르크 채권 수석투자전략가는 이를 '비명을 지르는 매수(Screaming buy)'라고 평가했다.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쿠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채권시장은 Fed가 (긴축) 사이클을 끝냈을 수 있다는 시각에 따라 안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Fed가 이달 FOMC에서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한다고 하더라도 긴축 종료를 선언할 가능성은 작다. 앞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달 말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추가 금리인상 카드가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음을 확인했다. CNN방송은 "파월 의장은 지난 6월 긴축 사이클을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느리게 운전하는 자동차'에 비유했다"면서 "9월에 잠시 멈췄다가(동결) 11월에 인상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유가가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향후 Fed의 정책 결정에 있어 부담이 되는 요소다.
시장의 눈길은 Fed 당국자들의 입에 쏠린다. 이번 주에는 Fed 3인자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비롯한 당국자들의 연설이 잇달아 예정돼있다.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들이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노동시장 과열을 이유로 추가 인상 필요성을 주장하는 반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인사들은 그간 충분히 금리를 인상했다는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Fed는 앞서 미국의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최고치인 5.25~5.50%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당장 오는 6일에는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해온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가 입을 연다. 다음날 발언하는 미셸 보우만 이사도 Fed 내 대표적 매파로 꼽힌다. 이번 주에만 두차례 공개발언이 예정된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의 경우 최근 들어 매파 발언을 쏟아내며 주요 외신들로부터 향후 금리인상 중단을 반대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반면 대표적 비둘기파로 평가되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등은 오는 7일 연설에 나선다. 이밖에 은행 감독을 담당하는 마이클 바 부의장도 이번 주 입을 열 예정이다. Fed의 경기 진단을 담은 베이지북, S&P 글로벌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공급관리협회(ISM) 비제조업 PMI·무역수지 등을 비롯한 주요 지표들도 이번 주에 공개된다.
* 기사 원문(출처): https://www.asiae.co.kr/article/world-economy/2023090402112199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