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반도체설계사 Arm, 예정대로 나스닥行...상장 절차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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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팹리스 Arm, 미국 나스닥 상장 절차 돌입[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영국 팹리스 Arm, 미국 나스닥 상장 절차 돌입[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한국계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의 자회사인 영국의  반도체 설계기업 암(Arm)이 미국 뉴욕증시 나스닥 상장 절차를 시작했다.

예정에 따른 수순이지만 Arm의 상장 유치에 공을 들여온 영국으로서는 결국 '닭 쫒던 개' 신세가 됐다.

Arm의 뉴욕행은 올해 기업공개(IPO)시장 '최대어'(the biggest)로 벌써부터 평가되고 있다고 BBC 방송, 블룸버그ㆍ로이터 통신 등 외신과 연합뉴스가 1일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Arm의 나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 초안을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밀리에(confidentially) 제출했다고 이날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성명에서 소프트뱅크 측은 Arm의 나스닥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 규모와 공모 희망가 범위는 밝히지 않았다. 상장 시기도 향후 증시 상황을 고려해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Arm이 설계한 반도체칩[블룸버그 캡처]
Arm이 설계한 반도체칩[블룸버그 캡처]

앞서 로이터는 Arm이 나스닥 상장으로 80억∼100억달러(10조7000억∼13조400억원)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올해 최대 규모의 IPO가 될 것(the largest IPOs in the US)"이라고 덧붙였다.

Arm 측은 영국 정부의 요청으로 영국과 미국 증시에 동시 상장하는 방안도 고려했다. 그러나 지난달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미국 증시에만 상장하겠다고 밝혔다.

Arm이 성공적으로 IPO를 마치면 손정의 회장이 세계 정보기술(IT) 기업 투자를 위해 조성한 비전펀드에서 막대한 손실을 본 소프트뱅크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소프트뱅크는 이날 발표에서 Arm이 나스닥 상장 이후에도 연결 자회사로 남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 겸 사장[교도=연합뉴스 자료 사진]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 겸 사장[교도=연합뉴스 자료 사진]

지난 1990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설립된 Arm은 PC의 중앙처리장치(CPU)와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정보기술(IT)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설계 핵심기술을 보유한 전문기업이다. 

Arm의 지분은 소프트뱅크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각각 75%, 25%를 보유하고 있다.

AP 분야의 강자로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 등에서 제작하는 모바일AP의 대부분이 Arm의 기본 설계도를 사용한다. 모바일 칩 설계 분야에서 ARM의 점유율은 90%나 된다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이 2016년 소프트뱅크의 ARM 인수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이 2016년 소프트뱅크의 ARM 인수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6년 320억달러(43조원)를 들여 Arm을 인수했다. 인수 당시 당시 영국 당국에 본사를 타국으로 이전하지 않고 현지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2020년 9월에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Arm을 400억 달러(약 52조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했으나 각국 규제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인텔·퀄컴·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의 Arm 인수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미국 뉴욕의 나스닥 마켓사이트[로이터 연합뉴스 자료 사진]
미국 뉴욕의 나스닥 마켓사이트[로이터 연합뉴스 자료 사진]

Arm은 미국·영국 증시에 동시 상장할지를 놓고 몇 달간 금융감독청(FCA)을 비롯한 영국 정부와 협상해왔고,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이를 요청해왔다.

그러나 손 회장은 미 증시의 투자자 기반이 더 탄탄하고 높은 평가 가치(밸류에이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영국 측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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