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 쇼핑' 나선 중앙은행들…1년새 금 매입 152%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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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36t 매입…152% 증가

불확실성 커져 안전자산 수요 몰려

금값 온스당 1995달러…최고가 근접


각국 중앙은행이 안전자산인 금 사재기에 나섰다. 고물가와 강달러,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자, 외화 대신 금으로 곳간을 채우고 있다. 금 수요가 많아지면서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육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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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중국, 튀르키예 등 각국 중앙은행은 2022년 1136t의 금을 매입했다. 이는 지난 1967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1년 전 금 매입량 보다 152%나 늘기도 했다.


주로 중국, 러시아, 인도 등 비서구권 중앙은행이 금 매입에 나섰다. 중국인민은행은 지난해 11월과 12월에 걸쳐 금을 62t이나 매입해 금 보유고가 처음으로 2000t을 넘어섰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의 금 보유고도 지난 한 해만 148t 늘어난 524t으로 집계됐다. 중동·중앙아시아 국가들도 지난해 적극적으로 금을 매수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자산인 금 선호 심리가 커졌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 금의 매력도 커졌다.


각국 중앙은행은 수많은 거시경제 불안 요인 중에서도 특히 지정학적 위험을 우려했다. 영국 연구기관인 '센트럴 뱅킹 퍼블리케이션'의 HSBC 외환보유고 동향 조사에 따르면 올해 지정학적 위험을 최대 위험 요인 중 하나로 꼽은 응답자 비율은 40%를 넘었다. 지난해 23%에서 크게 상승했다. 응답자의 3분의 1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관계 악화 등 글로벌 긴장 고조로 자산 매입 포트폴리오를 이미 변경했거나 앞으로 수정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특히 대(對) 러시아 제재 조치 이후 금의 매력이 증가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중앙은행이 보유한 3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동결 조치했지만 금은 사실상 제재 대상에서 제외됐다. 러시아 금 보유고 대부분이 해외가 아닌 자국 내에 비축돼 직접적인 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존 리드 WGC 수석 시장 전략가는 "러시아가 보유한 금이 (제재의) 통제 밖에 있는 것처럼 많은 국가들은 다른 자산에 접근할 수 없는 상황에선 금이 유용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분석했다.

각국 중앙은행은 앞으로도 금을 계속 사들일 계획이다. WGC 조사에 따르면 7조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고를 관리하는 83개 중앙은행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올해 금 보유고를 늘리겠다고 답했다.


중앙은행이 연일 금 매입에 나서며 금값도 사상 최고치에 까워지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23일(현지시간) 현재 온스당 1995달러 수준에서 거래돼 올 들어 9% 넘게 올랐다. 6개월 전과 비교하면 20% 뛰었다. 역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0년 8월6일 2063달러에 근접한 수준이다.


한 외신은 "금은 불안정한 시기에 더욱 매력적인 자산이 되는 경향이 있다"며 "중앙은행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한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투자전략을 재고하면서 외환보유고를 금으로 가득 채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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