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이지북 "고용·인플레 냉각 조짐"…금리동결론 확 커졌다

미국의 고용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일부 냉각 조짐을 보인다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진단이 나왔다.

31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경기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을 공개하고 "대부분 지역에서 이전 보고서 때보다 느린 속도로 고용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베이지북은 지난 4월 말부터 5월22일까지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 관할 구역의 경기 흐름을 평가한 보고서다. 오는 6월13~14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연준은 기업들이 아직 각급 기술과 산업 분야에서 구인난을 겪고 있어 전반적으로 고용시장이 강세를 지속했다고 봤다. 다만 건설, 운송, 금융 등 일부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냉각 조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채용을 중단하거나 고용 인원을 감축하고 있다는 내용도 보고됐다.

물가 역시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많은 지역에서 인플레이션 속도가 둔화했다고 짚었다. 대부분 지역은 향후 몇 달간 비슷한 속도로 물가 상승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준은 "전반적으로 비노동 투입 비용은 증가했지만, 많은 분야에서 가격 압박이 완화했고 선적 및 특정 원자재 등 일부 투입 비용은 가격이 낮아졌다는 점이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트린 중소 지역은행 파산 사태는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고, 대부분 지역의 금융 여건은 "안정적이거나 다소 긴축적"이었다고 베이지북은 전했다.

베이지북 발표와 함께 연준 고위인사들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발언도 나왔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 지명자는 금리 인상을 건너뛰면 더 많은 데이터를 살펴볼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현재로서는 금리 인상을 건너뛰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시장은 6월 금리 동결 쪽으로 기우는 모습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기준금리 예측 프로그램인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금리 동결 확률을 73.6%로 보고 있다. 반면 전날 66.6%였던 추가 금리 인상 확률은 26.4%로 대폭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