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태국 공장 1곳 가동 중단..."中 기업 부상에 후퇴"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일본 혼다 자동차가 태국 공장 두 곳 중 한 곳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인도로의 수출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9일 태국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혼다는 내년부터 태국 아유타야주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쁘라찐부리주 공장으로 모든 생산라인을 통합한다고 이날 밝혔다. 아유타야주 공장은 부품 생산 공장으로 개조될 예정이다.
혼다 대변인은 "일본 업체들은 비야디 등 중국 전기차 제조 업체와 경쟁 중"이라며 "태국에서 인도로의 수출이 감소한 것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태국 자동차 시장에서 기대 만큼의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며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에 더욱 집중하고 생산 공정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유타야주 공장은 1996년 완공됐고, 쁘라찐부리주 공장은 2011년 아유타야주 공장이 침수된 뒤 설립됐다. 이들 두 개 공장은 시빅(Civic)·어코드(Accord)·CR-V·HR-V와 시티(City) 하이브리드 및 내연차를 생산해 왔다.
연간 약 27만 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생산량은 2019년 22만 8000대에서 지난해 15만 대로 줄었다. 판매량은 4년 연속 10만대를 밑돌고 있다.
한편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업체의 태국 시장 점유율은 한때 90%를 웃돌았으나 최근 80%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량 감소 여파로 스즈키 역시 내년 말까지 태국 공장을 폐쇄할 것이라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반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선전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비야디의 태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46%에 달했고, 중국 브랜드 전체의 태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연차를 포함한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의 점유율 역시 9%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비야디는 이달 4일 태국 방콕 남부 라용 지역에 전기차 공장을 완공했다. 비야디의 첫 번째 동남아 지역 공장으로, 4억 9000만 달러(약 6785억원)를 투자한 이 공장에서 연간 15만 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태국산업협회(FTI) 수라퐁 파이시파타나퐁 부회장은 "중국 전기차 업체가 글로벌 산업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일본 자동차 제조 업체가 경쟁적으로 대응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혼다자동차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