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對중국 직접투자 급증, 올 상반기 11조… 작년 총액 이미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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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독일의 대(對)중국 직접투자가 올들어 큰 폭으로 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독일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탈위험(de-risk) 전략과 배치되는 것이다. 독일의 중국 투자는 폴크스바겐과 BMW 같은 대형 자동차회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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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BMW 공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파이낸셜타임스가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 중국에 대한 독일의 직접투자는 48억 유로(약 7조2000억원)로, 지난 1분기 24억8000만 유로에 비해 거의 2배 규모로 커졌다. 이로써 올 상반기 총 투자액은 73억 유로(약 11조원)에 달해 지난해 전체 65억 유로를 이미 넘어섰다.

독일 자동차회사들은 최근에도 중국에 대한 대형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4월 중국 남부 안후이성 허페이시에서 생산 및 혁신 허브를 확장하기 위해  총 25억 유로(약 3조75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BMW도 선양 생산 기지에 25억 유로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국 컨설팅업체 로디움그룹의 애널리스트 다니엘 고는 "지난 5년 동안 중국에 대한 독일의 투자는 유럽연합(EU)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면서 "여기엔 독일 자동차회사들의 기여가 컸다"고 말했다. 

독일의 중국 의존 심화는 대만 침공 등 유사시 기업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독일은 화학 물질에서 태양 전지,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생산에 필요한 핵심적 부품과 원자재 등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스칸듐 같은 희토류도 거의 대부분 중국에서 들여온다. 

독일 기업들은 중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상당 부분도 중국 현지에 재투자하고 있다. 쾰른 연구소는 "지난해 독일 기업이 중국에서 벌어들인 190억 유로 중 절반 이상이 중국에 재투자됐다"고 밝혔다.

이런 독일 자동차 업계의 행보에 대해 독일 뿐 아니라 EU 차원에서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에 반대한다"면서도 "모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에 공급망과 수출 시장을 심하게 의존할 경우 지정학적 외부 충격에 취약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유럽 전역의 기업들에게 중국으로부터의 '탈위험'을 촉구했다.

하지만 독일 자동차회사들은 거침없이 마이웨이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금까지 독일 대형 자동차회사들이 정부의 권고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증거의 거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럽의 많은 사람들은 독일의 비즈니스 리더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어떤 교훈도 얻지 못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독일이 지난 수십년동안 러시아와 밀착하고 러시아 천연가스에 과도하게 의존한 결과 최근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데 또 다시 국제사회에서 견제를 심하게 받는 독재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로디움그룹 다니엘 고 애널리스트는 "중국에 대한 독일의 강력한 투자 모멘텀은 올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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