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노동당 정부, 세금 인상 위해 차곡차곡 명분 쌓아… "전 정부가 끔찍한 유산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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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4년 만에 정권을 잡은 영국 노동당 정부가 올 10월 말 첫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세금 인상을 위한 명분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최근 영국 경제는 견고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공공부채 등 재정 상황이 최악이라는 것이다.

영국 통계청(ONS)은 21일(현지시간) 7월 영국 공공 부문의 순차입금이 전년 대비 18억 파운드(약 3조1440억원) 늘어난 31억 파운드(약 5조4000억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문가 예측치인 15억 파운드를 크게 상회했다. 코로나 팩데믹 시기였던 지난 2021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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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대런 존스 재무차관은 "오늘의 수치는 이전 보수당 정부가 우리에게 물려준 끔찍한 유산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난 10년간 경제는 침체했고, 공공부채는 196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국영은행을 제외한 영국의 공공부채는 7월 현재 2조7500억 파운드(약 4830조원)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의 99.4%에 해당한다.

영국 정부와 경제계에서는 레이철 리브스(45) 재무장관이 오는 10월 30일 노동당 정부의 첫 예산안 발표 때 세금 인상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브스 장관은 취임 직후 "보수당이 220억 파운드에 달하는 엄청난 재정 블랙홀을 은폐했다"며 세금 인상 포석을 깔았다.

경제학자들과 전문가들은 영국의 경제가 올 상반기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재정 적자를 메꾸기엔 역부족인데다 노동당 정부가 추진하는 공무원·의사·공기업 직원 급여 인상 등을 위해 세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영국 경제는 지난 1분기 0.7% 성장한 데 이어 2분기에도 0.6% 성장하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2024-25 회계년도 첫 4개월 동안 총 조세 수입은 21억 파운드 더 늘어난 712억 파운드를 기록했다. 이중 소득세가 17억 파운드, 법인세가 3억 파운드 더 걷혔다. 하지만 경제 성장에 따른 세수 확보만으로는 재정 적자를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알렉스 커는 "최근 영국 재정 상태에 대한 나쁜 소식이 계속되고 있다"며 "(실망스러운 통계들이) 리브스 재무장관이 직면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리브스 장관이 세금 인상으로 연간 100억 파운드(약 17조5000억원)를 조달하고, 그외 70억 파운드 정도를 추가 차입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토니블레어연구소는 지난달 초 "새로 출범한 키어 스타머 정부가 생산성을 급격히 높일 방법은 없다"면서 "향후 5년간 500억 파운드(약 88조원) 정도의 증세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톰 스미스는 "정부가 늘려야 할 세수 누적앤이 10년 뒤엔 GDP의 3%, 2024년까지는 4.5%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당 정부가 세금 인상에 나설 경우 자본소득세와 일부 상속세 등이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노동당이 지난 총선 때 소득세와 법인세, 부가가치세, 국민보험료 등은 올리지 않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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