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獨에 이어 '톨레랑스의 나라' 프랑스 마저… 강력한 反이민 정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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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강경한 이민 정책을 추진하는 쪽으로 급격히 방향을 틀고 있다. 최근 영국과 독일이 불법 이민에 대한 강도높은 대책을 도입하는 상황에서 '톨레랑스(관용)"의 나라인 프랑스마저 이 대열에 합류하겠다는 뜻을 명백히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초 실시된 조기총선에서 반이민·반난민을 주장하는 극우 진영이 많은 프랑스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돌풍을 일으키자 이런 민심을 달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브루노 르타이오(64) 신임 프랑스 내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프랑스 땅에서) 야만성이 거의 매일 발생하는 일상이 되고 있다"면서 "범죄와 이민에 대한 단속을 통해 질서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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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 르타이오 프랑스 신임 내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열린 첫 내각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는 이날 취임 연설을 통해 "나에겐 3가지 우선 순위가 있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모두 질서 회복"이라며 그같이 말했다. "프랑스 국민들은 더 많은 질서를 원한다. 거리의 질서와 국경의 질서를 원한다"고도 했다.

그는 일간 르피가로와 인터뷰에서도 "프랑스가 이민 문제에서 가장 매력적인 나라가 돼서는 안 된다"면서 "내 목표는 불법 입국을 막고 이들의 출국을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질서 수호를 위해 일하는 경찰과 소방관 등의 생명과 명예에 대한 어떤 공격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총선이 끝난 지 2개월여 만인 지난 5일 중도우파 공화당 소속 미셸 바르니에(73) 전 외무장관을 총리로 임명한 데 이어, 지난 21일 바르니에 총리의 제청에 따라 장·차관 39명을 임명했다.

신임 각료 중 르타이오 내무장관은 프랑스 정치권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강경한 보수 우익적 성향을 가진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좌파와 시민단체는 물론 중도 진영의 집권 여당 내에서도 우려가 제기될 정도이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르타이오 장관 임명은 마크롱을 지지했던 (중도 진영) 동맹들에게 좌절과 불안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현 집권 세력에 가장 우려스러운 일 중에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88년 지방의회 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한 그는 국회의원을 거쳐 2004년 공화당의 상원의원이 됐으며 2014년부터는 상원의 공화당 대표를 맡아왔다.

2013년 동성 결혼 합법화 법안에 반대표를 던지는 등 가톨릭적 보수 이념 수호에 전념했다. 작년 알제리계 청소년 사망 사건을 계기로 폭동이 일어나자 "이민 2세와 3세들이 (프랑스에 동화하지 않고) 그들의 민족적 기원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말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프랑스 헌법에 임신 중절권을 포함하는 것에 반대표를 던졌다. 그는 자신을 "한 치의 부끄럼도 없는 우파"라고 말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르타이오 장관의 취임 일성은 법과 질서를 위한 십자군으로서의 자신의 이미지와 일치한다"며 "그는 더욱 강력한 이민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좌파 진영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원내 1당을 차지한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은 "르타이오는 인종차별주의자"라며 "그의 임명은 마크롱 정부의 우경화를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말했다. 올리비에 포르 사회당 대표는 "반동적 우파가 프랑스의 권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은 이달 중순부터 6개월간 모든 국경에서 불법 이민자에 대한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그 전에는 오스트리아와 체코, 폴란드, 스위스 등 동부와 남부 국경에서만 순찰·단속 활동을 했는데 이를 프랑스와 룩셈부르크, 벨기에, 네덜란드, 덴마크 등 서부와 북부 국경으로 확대한 것이다.

영국은 최근 제3국으로 이민 신청자를 보내 국외에서 수용 여부를 심사하는 이탈리아의 정책을 모방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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