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증시] 중동 확전 우려 등에 2% 급락... "2개월래 최악의 하루"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3일 인도 증시는 급락했다. 약세로 출발한 뒤 거래를 이어가면서 낙폭을 키웠다.
뭄바이증권거래소(BSE)에서 산출하는 센섹스30 지수는 2.10% 내린 8만 2479.10포인트,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의 벤치마크 지수인 니프티50지수는 2.12% 하락한 2만 5250.10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중동 확전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투자자 심리가 위축한 탓에 니프티50 지수는 8월 초 이후 2개월래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고 로이터 통신은 평가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200여 발의 미사일을 발사한 뒤 중동의 지정학적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이란은 미사일 공격이 종료됐다며 추가 도발 가능성에 선을 그었지만 이스라엘은 보복을 예고했다.
이스라엘이 수일 내에 이란의 석유 시설과 다른 전략적 요충지를 공격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란 내 핵시설에 대한 공격에 나설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보복에 나설 경우 "더욱 강력하게 보복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중동은 세계 최대 원유 생산지로, 세계 원유 공급의 3분의 1가량을 담당한다. 주요 산유국인 이란이 이스라엘과의 전면전에 돌입할 경우 세계 원유 공급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공급 중단으로 유가가 급등하면 인도를 비롯한 세계 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SMC 글로벌 증권의 사우라브 제인 리테일 주식 리서치 부문 부사장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으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졌다. 투자자들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발언을 보며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차익 실현 주문을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증시의 강세도 부담이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중국 증시의 낮아진 밸류에이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인도에서 중국으로의 외국인 자금 유출이 가속화할 수 있고, 이것이 인도 증시의 하락을 압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제퍼리스는 최근 아시아태평양(일본 제외)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비중을 높인 반면 인도 비중은 줄였다. HSBC도 경기 부양책 발표 이후 중국 주식에 대한 등급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이날 13개 주요 섹터가 모두 부진했던 가운데, NSE에서 거래되는 총 2912개 주식 중 약 76%가 하락했다. 특히 원유 가격 급등 전망이 영향을 미치면서 페인트·타이어·정유 관련 종목들이 대거 하락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소비재 기업인 다부르는 2020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5.7% 급락했다.
[그래픽=구글 캡처] 인도 증시 니프티50 지수 3일 추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