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슐럼버거, 곳간 불어난다…월가 배당과 시세 매력 호평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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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슐럼버거, 곳간 불어난다…월가 배당과 시세 매력 호평①>에서 이어짐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3. "배당 증액 기대"
올해 3분기 슐럼버거의 FCF는 18억50만달러로 전년 대비 74% 늘었다. FCF가 크게 늘었다는 것은 배당금 지급이나 자사주 매입의 원천이 되는 주주환원의 '곳간'이 불어났다는 얘기가 된다. 4분기는 연말 고객사의 예산 소진의 이유로 매출액 증가율 둔화와 함께 FCF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런 계절성에 따른 잡음을 제거하기 위해 연간으로 보면 내년 연간 FCF는 51억달러로 올해 예상액 42억달러 대비 20% 증가가 전망되고 있다. FCF 증가세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슐럼버거는 54년 동안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해온 회사다. 연속 증액연수는 3년에 불과하지만 업황 변동이 극심한 것으로 유명한 석유 산업에서 50년 넘게 배당금을 유지한 것 자체가 재무 안전성과 위기관리 능력을 입증한다. 특히 2014~2016년 유가 급락기나 2020년 코로나19 사태발 폭락 상황에서도 말이다. 아울러 최근 3년 연속 증액은 더 주목할 만한데 전통 석유산업이 에너지 전환기라는 구조적 도전에 직면했음에도 꾸준히 이익을 창출했음을 보여주는 기록이어서다.
슐럼버거의 배당수익률(내년 1월 차기 분기별 지급액 27.5센트 기준)은 2.7%다. 슐럼버거는 당장 배당금 증액보다는 자사주 매입에 초점을 두고 주주환원책을 전개 중이지만 잉여현금 증가세가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차후 증액될 가능성이 있다. 장기간의 지급 이력과 최근 3년간의 연속 증액 기록은 그 자체로 배당 정책도 중요시함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배당성향도 28%로 30%가 채 안 돼 여력이 있다. 업스트림(자원 탐사·시추·생산) 업황이 더욱 기지개를 켜면 적극적인 배당 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4. 업계는 지출 확대
유가 하락에 의해 가려졌던 업스트림의 설비투자는 세간의 인식과는 다르게 늘고 있다. 최근 수년 사이 여러 지정학적 충돌이 발생하며 각국에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인식이 재고된 가운데 브라질 등 라틴아메리카에서는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서다. 올해 1월 석유 증산용 투자 중단 결정을 내린 사우디도 천연가스 생산만큼은 60%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유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세계 업스트림의 지출액은 올해 5700억달러로 2020년의 약 2배가 예상된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슐럼버거 본사 [사진=블룸버그통신] |
관련 보고서에 의하면 북미 지역은 투자를 줄이는 추세이지만 중동과 아시아 지역은 오히려 늘리고 있다고 한다. 세계 석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판매 수입을 늘릴 기회라고 판단한 점 역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세계 석유 수요는 하루 약 1억300만배럴로 추산되고 있는데 2030년까지 1억1000만배럴로 연평균 1.1%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슐럼버거가 올해 4월 석유·가스 생산증진 기술 기업인 챔피언X의 인수(주식교환 방식, 올해 1분기 중 완료)를 발표한 것도 업계의 동향에 발맞추기 위함이다.
5. "40% 시세 차익까지"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적정 수준의 배당을 챙기면서도 시세 차익까지 누릴 기회를 찾고 있다면 슐럼버거가 제격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주가가 1년여 동안 내리 하락한 까닭에 밸류에이션 자체는 10년 최저치권이다. 슐럼버거의 기업가치를 EBITDA(포워드, 결산 미발표 향후 4개 분기 EBITDA 컨센서스 누계분 기준)로 나눈 값인 포워드 EV/EBITDA는 현재 7.2배로 10년 평균치 약 11.5배를 크게 하회한다. 주가수익배율(PER)도 11.8배로 10년 평균 약 25배를 대폭 밑돈다.
슐럼버거의 주가가 저가권이라는 판단은 자사주 매입 속도를 늘리는 경영진의 행보에서도 읽힌다.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매입을 포함한 슐럼버거의 연간 주주환원액은 올해 목표치인 30억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최소 40억달러를 예고한 상태다. 자사주 매입은 발행주식 수를 줄여 주가를 뒷받침하기도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저렴하게 매입하면 전략적 자산이 될 수도 있다. 인수·합병 과정에서 현금 대신 자사주를 지급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고 매입 자사수를 시장에 매각하면 차익만큼의 현금 확보도 가능해서다.
당장 월가가 상정하는 1년 내 주가 상승폭은 40%를 넘는다. 팁랭크스가 집계한 담당 애널리스트 16명의 12개월 목표가 평균값은 59.41달러로 현재가 41.39달러 대비 44%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의견은 15명이 매수, 1명이 매도로 강세론이 압도적이다. 에버코어ISI의 제임스 웨스트 애널리스트는 "슐럼버거는 업계의 기술 선도기업"이라며 "국제적으로도 수익성이 가장 높다"고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