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트럼프 조기 회동' 등 외교의 시간으로 임기 후반기 시작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지난 10일 임기전환점을 찍은 윤석열 대통령이 후반기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조기 회동 추진 등 '외교의 시간'으로 시작한다.
12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달 중순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좌)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우) [사진=뉴스핌DB] |
특히 윤 대통령이 남미 해외 순방을 계기로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당선인과 깜짝 회동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이미 대통령실과 외교부 등은 트럼프 당선인 측과의 접촉을 통해 회동 일정 등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이 남미 순방을 가는 길에 미국을 경유하거나, 연내 한미일 정상회의 미국 개최가 확정될 경우 별도 시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트럼프 당선인과의 조기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선거 직후 신속하게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해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 북한 문제와 글로벌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셨고, 조속한 시일 내에 직접 만나 양국의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도 지난 10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외여건 변화에 따른 경제·안보 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한 자리에서 지난 6일 전화 통화 내용을 소개하며 "트럼프 당선인과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만나서 친교와 대화할 시간을 잡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대통령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도 지난 7일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전화 통화 소식을 전하면서 "직접 만나 좀 더 구체적으로 협의할 필요성에 공감했고, 조만간 이른 시일 내에 날짜와 장소를 정해서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이 회동을 하기로 합의를 했다"고 언급했었다.
트럼프 당선인이 윤 대통령을 빨리 만나고 싶다고 했고, 실무진을 통해 일정을 조속히 협의하기로 한 만큼 예상보다 이른 회동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실과 외교부는 일단 트럼프 당선인 측 외교·안보 참모진이 정비돼야 정상적인 회동이 가능하겠지만 조속한 만남을 위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가 확정되기 전이라도 만남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 조선업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을 향후 양국 행정부 간 협력관계를 시사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윤 대통령에게 "미국의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의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 수리, 정비 등에 있어서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므로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도 이미 '골프광'으로 유명한 트럼프 당선인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 주변 조언에 따라 2016년 이후 8년 만에 골프 연습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1기 재임 시절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골프를 활용해 트럼프와 깊은 인연을 맺었다는 주변 인사들의 조언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지난 여름 휴가 때도 골프를 쳤다"고 귀띔했다.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에도 종종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는 2019년 검찰총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2010년 대검 중수2과장으로 간 뒤에는 골프를 거의 치지 않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