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레이드'에 금값 2개월만 최저치...주식·가장화폐로 자금 썰물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당선 이후 가상화폐와 주식시장이 랠리를 보이는 반면 금값은 2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에 따른 '트럼프 트레이드'에 주식과 가상화폐 등 위험 자산을 둘러싼 투자 심리가 강화되면서 이들 자산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반면, 달러화 강세 속 금값은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 동부 시간 14일 오전 5시 42분 기준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 산하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서 금 선물 12월 선물 가격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1.33% 하락한 2552.10달러를 기록했다. 금 현물은 1.10% 내린 2544.76달러를 기록했다. 금값은 지난 7거래일 중 6거래일 하락했다.
골드바와 금주화 [사진=블룸버그] |
막시밀리안 레이튼 씨티은행 글로벌 상품 연구책임자는 CNBC에 "금과 은의 강세장이 일시적으로 멈춘 상태이며, 앞으로 몇 주 이 흐름이 계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주식 시장이 세금 인하와 규제 완화 기대감 등으로 상승하면서 금값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 후 그의 친암호화폐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디지털 금'으로도 불리는 비트코인 가격은 13일 사상 처음 9만3000달러를 넘기며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캠페인 기간 암호화폐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등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레이턴은 "트럼프의 규제 완화와 세금 인하 정책 기대감 등에 돈이 (위험 자산인) 주식과 비트코인으로 몰리고 금에서는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이어진 미 달러화 강세 역시 금값을 끌어내리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을 비롯해 은, 구리 등 주요 상품은 국제 시장에서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 가치의 상승은 금값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호주 최대 은행인 커먼웰스뱅크(CBA)의 비벡 다르는 "달러화 강세는 트럼프가 약속한 세금 인하와 관세 인상 등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를 지연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금값 상승에 대해서는 여전히 낙관하고 있다.
레이턴은 "트럼프 당선 이후, 그의 세금과 관세 정책 등이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추측이 커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금과 은을 사들이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캐나다 금융서비스업체 캐너코드 제뉴이티는 미국의 재정 전망과 더불어 높아지는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중앙은행들의 금 수요는 강세를 유지하거나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상반기 중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기록적인 수준으로 금을 매입했다.
캐너코드 제뉴이티의 분석가들은 "트럼프가 두 번째 임기 동안 첫 번째 임기처럼 친구와 적을 가리지 않고 대립적인 접근을 한다면, 금을 중요한 자산으로 보유하려는 국제적인 수요는 계속해서 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