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ECB, 기준금리 동결…내년 보유 자산 정상화 착수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다만 ECB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 도입한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예정보다 일찍 조기 종료하기로 했다.
ECB는 14일(현지시간) 통화 정책회의를 열고 주요 정책 금리인 레피 금리(Refi, MRO)를 4.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레피 금리는 시중은행이 ECB로부터 1주일 동안 돈을 빌릴 때 지불하는 금리다.
예치 금리와 한계 대출금리 역시 각각 4.00%와 4.75%로 유지됐다. 앞서 금융시장에서도 이번 회의에서 ECB가 주요 정책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ECB는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기존보다 낮췄다. 새로 발표된 전망치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인플레이션율은 내년 내내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인플레이션율은 올해 5.4%에서 내년 2.7%로 하락하고 2025년에는 2.1%, 2026년 1.9%로 각각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유럽중앙은행(ECB) 건물을 배경으로 보이는 비상구 사인.[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12.14 [email protected] |
ECB는 "기조 인플레이션은 더 완화했다"며 "그러나 국내 가격 압력은 높아진 상태이고 이것은 단위당 노동비용의 강력한 상승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유로시스템은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율이 올해 5.0%에서 내년 2.7%, 2025년 2.3%, 2026년 2.1%로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ECB가 내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현재 시장 참가자들은 ECB가 내년 4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해 155bp(1bp=0.01%포인트)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ECB는 성명에서 "주요 ECB 금리는 충분히 장기간 유지되면 (인플레) 목표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는 수준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차대조표의 정상화 계획을 밝혔다. ECB는 1조7000억 유로 규모의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에 대한 재투자를 내년 중반부터 축소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ECB는 내년 6월 말까지만 PEPP 원금에 대한 완전 재투자를 진행하고 이후 연말까지 보유 자산을 월평균 75억 유로씩 줄여가기로 했다. 2024년 말에는 PEPP 재투자를 중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