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후티 반군 공격에 헤즈볼라 지도자·이란 대통령 잇따라 비판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예멘 반군 후티의 공격으로부터 홍해 해상 항로를 지키기 위해 미국이 무력 대응에 나서자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와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잇따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은 영국군과 함께 지난 12일(현지시각) 후티 반군의 레이더 시스템, 대공 방어망, 미사일 저장 및 발사 시설 등을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포함해 100발이 넘는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습했다.
이에 나스랄라는 14일 자체 방송인 알마나르 TV를 통해 공개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미국의 홍해 공격은 항행의 자유를 해치고 바다를 전쟁터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해에서 화물선 갤러시 리더호를 나포하기 위해 위협 비행하는 후티 반군의 헬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미국의 공격으로 바다가 미사일, 드론, 전함이 동원된 전쟁의 무대로 변하면서 이 문제와 관련 없는 선박들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이는 그 자체로 바보 같은 행위"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라이시 대통령은 "예멘 국민에 대한 공격은 미국의 호전적이고 반인권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을 겨냥해 "팔레스타인 민간인과 여성, 어린이 수만 명에 대해 범죄를 저지르는 대량 학살 정권"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억압받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것이 이란의 근본적인 입장"이라며 "시온주의자(이스라엘)의 탄압도 결국 팔레스타인의 최종적인 승리로 결론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영국 등은 후티 공격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추가 대응도 시사하고 있다.
영국과의 합동 공습 하루 뒤 미국 중부사령부는 공습 후속 조치로 예멘의 후티 레이더 시설 한 곳을 토마호크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해당 공습이 있기 직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후티가 홍해에서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동맹과 함께 확실히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같은 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 역시 텔레그래프 기고를 통해 이번 공습 이전에 여러 차례 경고를 보냈음을 강조하며 "우리는 언제나 항행의 자유를 방어할 것이고, 결정적으로, 우리는 행동으로 말을 뒷받침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해 추가 대응 가능성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