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내홍?...젤렌스키, 잘루즈니 총사령관과 갈등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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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서구 동맹국들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이 주춤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지도층 내부 갈등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주 들어 우크라이나 정치권과 군부, 뉴스 매체, 소셜미디어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군 총사령관 발레리 잘루즈니 장군을 해임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급기야 대통령실이 나서 공개적으로 해임 사실을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이나 군사령부에서 추가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잘루즈니 장군의 거취를 두고 갖가지 소문이 나돌았다.

NYT는 전직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젤렌스키 정부가 잘루즈니 장군 해임을 추진하다가 29일 늦게 해임 소식이 누설되는 바람에 잠시 해임 절차를 늦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임 계획에 대해 보고받았던 한 우크라이나 의원도 비슷한 설명을 했다. 이 의원은 잘루즈니 장군을 당장 대체할 사람이 없다는 점이 우크라이나 정부가 안고 있는 딜레마라고 말했다.

잘루즈니 장군 해임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어려운 정치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잘루즈니 장군은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보다 인기가 더 높다. 그를 해임하면 정적이 될 가능성을 우려해 해임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잘루즈니 장군은 지난해 가을 우크라이나군의 남부 대반격이 실패한 것이 명확해지면서 입지가 다소 흔들렸다. 전직 대통령으로 야당 인사인 페트로 포로셴코는 잘루즈니 장군이 러시아의 병합 시도로부터 나라를 구하는 2년 간의 치열한 전쟁 동안 우크라이나군 통합의 상징이 된 인물이라고 말하고 만약 그를 제거한다면 군사적, 전략적 고려가 아닌 감정과 질투에 의한 것으로 비쳐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의원들에 따르면 최고 지도층의 갈등설은 우크라이나군의 사기와 동맹국의 군사 지원을 맡은 고위 관리들의 임무 수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크라이나 101영토방위대에서 복무하는 파블로 벨리코 중위는 "군 내에서 잘루즈니의 권위는 매우 높다. 그를 해임한다면 모든 지휘관들에게 '아무리 임무를 잘 수행해도 이유 없이 제거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몇 달 동안 우크라이나 군부와 민간인 지도부간 갈등설과 군 지휘부 교체설은 꾸준히 나돌았다. 정부와 군부 양쪽 모두 이런 소문을 방치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잘루즈니 장군이 공개 행사에서 사진 촬영할 때는 함께 하지만 중요한 행사에서 함께 연설한 적이 없다.

이런 냉랭한 관계와 잘루즈니 장군에 대한 어떤 설명도 하지 않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한 의원은 말했다. 이 의원은 전직 배우로 소통 기술이 뛰어난 젤렌스키 대통령이 침묵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소통 부재는 곧 문제가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가을 잘루즈니 장군이 한 기고문에서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전황을 낙관하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입장과 상반된 견해를 내놓아 두 사람 간 균열의 골은 더 깊어졌다.

최근에는 우크라이군 병력 보충을 위한 추가 동원 업무를 민간이 맡을 건지 군이 맡을 건지를 놓고 두 사람간 견해 차이가 드러났다.

잘루즈니 장군은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후 잇딴 승전으로 인기가 치솟았다. 그는 앞으로 계엄법에 의해 중단된 선거가 재개될 경우 젤렌스키 대통령의 강력한 도전자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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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이 3일 잘루즈니 우크라군 총사령관과 함께 한 포병훈련센터를 둘러보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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