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고령 리스크' 재점화에 '후보 교체 플랜 B'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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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를 거론한 특별 검사의 보고서가 촉발한 '고령 리스크' 논란으로 민주당 내에서 대선 후보 교체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의혹에 대해 조사를 해온 로버트 허 특별검사는 지난 8일(현지시간) 결과를 발표하면서 기밀 자료 유출·보관에 '고의성'이 있다고 보았지만, 기소할 사안은 아니라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기소를 피할 수 있는 결론이었지만 이 보고서의 내용은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약점인 고령 리스크의 뇌관을 다시 건드렸다. 

보고서는 81세의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음을 거론하며 '기억력이 나쁘지만, 악의가 없는 노인 (well-meaning, elderly man with a poor memory)'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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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발끈하며 "내 기억력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지만, 직후 이집트 대통령과 멕시코 대통령의 이름을 혼동해버렸다.  

최근 들어 하마스의 명칭을 곧바로 떠올리지 못하거나, 외국 정상들의 이름을 자주 혼동하는 바람에 고령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발언은 그야말로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2일 '민주당원들은 플랜B가 필요할 지도 모른다'라는 기사를 머릿기사로 다루면서 민주당 내에서 한동안 후보 교체 논의는 금기시 됐지만 특검의 보고서가 이를 다시 강제로 끄집어냈다고 진단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당내 경선에서 중도 사퇴하는 방안은 현설성도 없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경선은 이미 사실상 바이든 대통령 추대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몇몇 후보가 경선에 등록했지만 사실상 무의미할 정도의 군소 후보들이다.

따라서 현재로선 바이든 대통령이 경선 도중 사퇴하는 것은 예상되는 시나리오가 아니다. 

폴리티코 등은 그러나 공식적으로 당의 대선 후보를 확정짓는 전당대회를 전후해 후보 교체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민주당의 대선 경선 일정은 6월 4일에 마무리되고, 이를 토대로 오는 8월 19~22일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후보를 공식 선출한다. 

폴리티코는 민주당이 대선 후보를 교체할 수 있는 현실적으로 유일한 방법은 바이든 대통령이 스스로 후보 지명을 양보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찌감치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1968명을 확보하겠지만, 당의 후보 지명을 수락하지 않고 이를 양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경선을 통해 확보된 지역별 대의원들은 통상 전당대회에서도 지지 후보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의무 사항은 아니다. 지지 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는 의미다. 

폴리티코는 이 경우 경선이 끝난 6월 이후부터 8월 전당대회 사이에 민주당에선 바이든을 대체할 치열한 경쟁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때 바이든 대통령은 강력한 킹 메이커로 사실상 후보 지명권을 쥘 전망이다. 

다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안팎에서 인기가 떨어져 있는 상태여서 후보 지명을 받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해리스 부통령 카드로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설 수 없다는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폴리티코는 '플랜 B'가 실제 가동될 경우 후보 지명 물망에 오를 인물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 주지사를 비롯, J.B 플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등을 꼽았다. 

언론들은 이들 '잠룡'도 이미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양보와 지명에 가능성에 대비해, 장기적 안목에서 민주당 내 지지층을 넓히고 있다고 전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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