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하커 "당장 금리 인하 기대 말라"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패트릭 하커 미국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2일(현지시간) 당장 금리 인하를 기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가장 큰 리스크(risk, 위험)는 금리를 성급하게 내리는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하커 총재는 이날 델라웨어대에서 한 연설을 통해 "나는 당장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누군가에게 주의를 주겠다"며 연방준비제도(Fed)의 가장 큰 리스크는 금리를 너무 빨리 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커 총재는 너무 일찍 금리를 내리면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하고 지난 2년간의 노력이 눈앞에서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하커 총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통화정책 결정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 같은 발언은 대다수 연준 위원의 견해와도 일치한다. 전날 공개된 1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대다수 위원은 금리를 너무 일찍 내려 야기할 문제를 크게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지난 2022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금리를 제로(0) 수준에서 5.25~5.50%로 올렸다. 연준은 이후 금리 인상의 효과를 지켜보고 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사진=로이터 뉴스핌] |
대다수 연준 위원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로 향하고 있다고 보지만, 경제가 가파른 금리 인상 속에서도 강력한 지지력을 보이는 만큼 인플레 상방 압력이 다시 살아날 위험을 배제하지 않는다. 견조한 일자리 창출과 성장률이 유지되면서 연준은 물가 안정에 대한 추가 근거를 기다릴 수 있는 여유도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월가 기대보다 높은 3.1%를 기록하면서 연준 내에서는 추가 정책 변경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하커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과정에 고비가 있을 것"이라며 연준이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더욱 많은 지표를 보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지표가 금리 인하를 위한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내면 나도 금리 인하에 대한 믿음의 신호를 보낼 것"이라며 상품과 서비스 모두에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신호를 원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