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규모 대러 제재에 원유가격 상한도 강화...효과 의문 지적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 23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주년과 대표적 반정부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의문사와 관련해 대규모 추가 제재를 발표한 미국 정부가 향후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월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 부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러시아 원유에 대해 적용하고 있는 주요 7개국(G7)의 가격 상한제와 관련한 추가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조치가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노후화된 유조선들을 이용해 인도와 중국에서 원유를 판매하는 비용도 증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외교협회(CFR) 강연에서도 "추가적인 원유 가격 상한제 제재를 부과해 러시아가 제재 회피를 위해 사용할 비용을 늘리고, 러시아의 재정 수입을 줄이는 정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 G7과 유럽연합(EU), 호주 등은 러시아가 원유 판매로 우크라이나 전쟁 재원을 마련하는 것을 압박하기 위해 2022년 12월 러시아산 원유에 배럴당 60달러의 가격 상한을 설정해 시행해왔다.
한편 재무부는 이날 오후 이같은 가격 상한제를 위반한 러시아의 대표적인 유조선 그룹 소브콤플로트를 제재 명단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월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부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아데예모 부장관은 이날 재무부와 국무부가 발표한 러시아 관련 대러 제재과 관련, "목표는 러시아의 재정 수입을 줄여서 경제 운영과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을 어렵게 만들고, 러시아가 무기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물자 조달을 어렵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날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위반한 600여 개인과 기관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이번 제재는 국무부와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이 개인과 기관, 선박 등을 미국 정부의 특별지정제재대상(SDN) 목록에 추가하고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문제의 기업을 수출통제대상으로 지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미국의소리 방송(VOA)이 전했다.
특별지정제재대상에 이름을 올린 개인과 기관, 선박에 대한 제재 건수는 552건이며 수출통제대상으로 지정된 기업은 93곳에 이른다.
백악관은 이번 제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주년과 러시아 반정부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의문사의 책임을 묻는 조치라면서 "러시아의 책임을 묻기 위한 제재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월스트리트(WSJ)은 이같은 대규모 제재 발표에도 불구하고,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찰스 굽찬 미 외교위원회 선임연구원은 WSJ에 "미국으로선 나발니의 죽음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에 이같은 추가 조치는 불가피하다"면서도 "러시아의 제재(효과)가 기대에 훨씬 못 미쳤다는 점은 현단계에서 명확하다"고 말했다.
전직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리인 피터 하렐도 미국의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는 데 역부족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 의회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 지원안을 처리하는 것이야말로 그 어떤 제재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