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엔비디아 모멘텀', PCE 수치에 꺾이나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광풍 지속으로 금리 인하에 대한 관심이 다소 후퇴한 가운데, 금주 발표되는 미국 물가 지표가 투자자들의 시선을 다시 집중시킬 예정이다.
AI 발전이 티핑 포인트(임계점)를 맞이했다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말처럼 앞으로 펼쳐질 AI 성장 스토리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나 여전히 꺾이지 않는 물가가 확인되면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다.
◆ PCE 두 달째 상승 우려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계속되는 의구심 속에 시장의 첫 금리 인하 전망이 3월에서 6월로 후퇴한 가운데, 오는 29일(현지시각) 발표되는 개인소비지출(PCE) 지표는 피벗 예상 시점과 투자 심리를 또 한 번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가 1월 중 전월 대비 0.4%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직전월인 12월의 0.2%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상승 기록으로, 특히 이번 수치는 작년 2월 이후 가장 가파른 수준이다.
1월 근원 PCE 물가지수의 월간 상승폭 확대로 3개월 및 6개월 상승률도 연율 기준 각각 2.6%, 2.4%로 연준 목표치인 2%를 다시 상회할 전망이다.
실제로 나올 수치가 예상에 부합하거나 상회할 경우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는 더 후퇴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시간 기준 26일 오후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 참가자들의 연준 기준금리 전망.[표=CME 페드워치] 2024.02.26 [email protected] |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수석 투자전략가 마이클 아론은 "투자자들이 다시 물가 지표에 집착하게 될 것"이라면서, 연준이 단 하나의 지표에 흔들리지는 않겠지만 앞서 나온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을 웃돌았던 만큼 이번 역시 전망을 상회한다면 시장은 변동성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3일 발표됐던 1월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1% 각각 올라 모두 예상치를 웃돌았고, 16일 나온 1월 PPI도 전월 대비 0.3% 상승해 기대치를 상회한 바 있다.
예상보다 가팔랐던 CPI와 PPI는 3월 인하를 자신하던 시장의 금리 인하 예상 시기를 6월까지 후퇴시켰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시장은 3월과 5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각각 97.5%, 80.1%로 확신 중이며, 6월에는 인하 전망이 55.9%, 동결 전망이 31.9%를 가리키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인 애나 웡도 "뜨거운 1월 CPI와 PPI로 인해 PCE 물가 급등 역시 예고된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론은 만약 물가 오름세가 재확인된다면 투자자들이 올해 중 금리 인하가 없을 가능성, 심지어는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검토하기 시작할 것으로 우려했다. 이 경우 증시 조정은 물론 채권 금리도 뛸 수 있다.
데이터트랙 리서치 공동 설립자 니콜라스 콜라스는 (IT같은) 중요 업종이 성장을 지속한다면 금리가 높아도 투자자들이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현재의 AI 기대감이 얼마나 현실이 될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티에리 위즈먼 맥쿼리 외환 및 금리 전략가는 과거 125년 간 시장에서 생산성 향상에 대한 새 패러다임이 많았지만 모두 이뤄지지는 않았다면서 "AI가 주도하는 패러다임도 실제 이뤄지는 것보다는 사람들이 그렇게 될 것이라 믿는지, 거시적 역학 변화가 초래될 것이라 확신하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