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지방선거서 여당 참패...정국 변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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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이 31일(현지시간) 치러진 튀르키예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지난해 3선에 성공한 에르도안 대통령과 그가 이끄는 AKP가 집권 20년 만에 선거에서 최대 참패를 기록하면서 여러 정파로 난립된 튀르키예의 정치 판도 변화가 점쳐진다.

이번 선거에서 제1 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이 수도 앙카라 및 이스탄불 등 15개 도시 시장 선거에서 승리했다. CHP의 전국 득표율은 35년 만에 처음으로 여당보다 거의 1%포인트를 앞섰다.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 시장 선거에서는 개표가 92.9% 진행된 상황에서 CHP 소속의 에크렘 이마모을루 현 시장이 득표율 50.92%로 여당 AKP 후보인 무라트 쿠룸(40.05%)을 눌렀다. 수도 앙카라 시장 선거에서는 CHP 소속으로 야권 잠룡 중 한 명인 만수르 야바스 현 시장이 여당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에르도안과 여당의 선거 패배는 물가 급등, 이슬람주의 신봉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머트 아스라납 이스탄불 보가치시대학 정치학 교수는 "이번 선거 결과가 2002년 권좌에 오른 에르도안 대통령 재임 중 최대의 선거 패배"라며 "이마모을루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최대 정치적 경쟁자로 부상했다"고 지적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앙카라 AKP 본부에서 군중들에게 연립 정당이 전국적으로 득표가 저조했다고 말하고 유권자들의 뜻을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실수했으면 앞으로 그걸 바로 잡고 우리가 놓친 게 있으면 그걸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수년간의 민생 위기를 극복하고 지난해 3선과 연립여당의 의회 장악에 성공했다. 그러나 일년도 안돼 치러진 선거에서 참패한 것은 70% 가까운 고인플레와 긴축통화 정책으로 인한 경제 침체에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 탓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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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의 제1 야당 CHP 지지자들이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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